『망둥어냐?』
현대가 당당하게 4번째 아반떼인 HD를 발표하자
차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우루루 달려가 디자인을
보고서 아연실색을 하고 맙니다.
XD와 비교해보니 차가 너무 이상한 거죠.
꼭 쏘나타3를 발표했을 때처럼 차에 대해
엄청난 혹평이 쏟아지기 시작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망둥어’ 드립이었습니다.
쏘나타3에 대한 혹평은 다소 황당한데
헤드라이트의 디자인이 꼭 남성의 성기를
닮았다는 것이 혹평의 이유였다 합니다.
“차를 만들어내랬더니 망둥어를 만드네!”
헤드라이트의 모양새나 전면 범퍼의 안개등
그릴의 모양새가 매우 망둥어랑 흡사했다고
아반떼HD 망둥어 설이 돌고 돌았습니다.
이젠 망둥어 최강자가 있어서 그런지
망둥어처럼 보이지는 않는군요.
엔진: 현대 감마엔진, 누우엔진, U엔진
배기량: 1,591/1,975/1.582(cc)
출력: 121/143/117(마력)
전장/전거/전폭/축거:
4,505(+55)/1,480(+55)/1,775(+50)/2,650(+40)
중량: 1173~1280kg
전/후륜 서스펜션: 멕퍼슨 스트럿/ 멀티링크
전/후륜 브레이크: V디스크/ 디스크,드럼
변속기: 수동5단, 자동4단
(출처: 나무위키)
『감마엔진』
아반떼HD는 망둥어의 오명을 씻어낼 비장의
카드를 들고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알파엔진’을
대체할 신형 엔진 ‘감마엔진’ 이었습니다.
무려 전 세대보다 20마력 가까이 힘을 더 낼 수
있었던 이 감마엔진은 현대가 HD를 광고할 때
아주 요긴하게 써먹는 한 수가 되어버립니다.
(이 때부터 동급 최강이란 단어가 참 많이도....)
이 엔진은 약 4년 뒤에 현대가 뭘 잘못 맥여버려
욕이란 욕은 다 처먹는 엔진이 되지만 이 때만 해도
여론이 부정적으로 형성되어있진 않았습니다.
참 재밌는 점은 감마엔진을 한 때 벤츠가
손을 뻗었던 엔진이라는 점입니다.
현재는 소형차 라인업에 르노의 엔진을 넣고 있는
벤츠지만 2006년도에 아반떼HD의 감마엔진을
탐냈었다는 썰이 있습니다.
그 만큼 감마엔진이 대단하다는 것인데
실제로 감마엔진 자체는 굉장히 잘 만든 엔진입니다.
힘도 좋고, 고장도 그리 많지 않은 편인데다
내구성도 좋은 편에 속해 현재도 아반떼HD가
거리에서 꽤 많이 보이는데 큰 공헌을 했죠.
『슈퍼비전 클러스터』
아반떼HD도 이전 XD처럼 계기판에다가
뭔 짓을 해놨습니다.
현재는 너무도 당연하고, 이젠 디지털 클러스터까지
나오는 상황이라 오히려 슈퍼비전 클러스터의
가치가 퇴색된 지 오래기는 합니다만....
이 때만 해도 슈퍼비전 클러스터라는 건 아주
일부 차종에만 적용되어 있었습니다.
고급 차종인 그랜져xg,
삼성의 SM520V, 525V
그리고 기아의 크레도스 최고급 트림
에서나 볼 수 있었죠.
그러나 세계의 디자인 추세가 바뀌어가며
조금씩 계기판이 화려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불을 켜면 파란색 백라이트가 켜지는데
NF쏘나타 최고급 트림에는 이 파란색 백라이트를
적용한 슈퍼비전 클러스터 계기판이 적용되었고
그랜져TG 에서도 비슷한 컨셉의
슈퍼비전 클러스터를 볼 수 있었죠.
다만 두 대 모두 아반떼처럼 기본 트림에서부터
적용된 계기판은 아니기에 파란 백라이트가
적용된 현대 최초의 차량은 아반떼HD 입니다.
그 후 2009년 후반, 아반떼HD의 년식변경이
이루어지면서 아반떼HD에도 슈퍼비전 클러스터
계기판이 들어가게 됨으로서 슈퍼비전 클러스터
는 사실상 우리나라에 보편화되게 됩니다.
『디자인 추세의 적립』
현대 아반떼의 실내는 대체적으로 시대의 추세를
최대한 따라가려는 움직임이 많았습니다.
아반떼HD 또한 마찬가지였는데 2000년대 중반엔
세로형의 에어벤트 사이를 띄워두고 그 안으로
라디오와 버튼 등을 배치하는 게 보통이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에어밴트가 위, 라디오 버튼 류배치가
아래에 있었던 배치였었던 것과는 대조되는 부분이죠.
『원가절감과 음모론』
이 아반떼HD는 현재는 똥차일지 언정
자동차를 좀 안 다는 사람들은 명차로
인정하는 차량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사실 현대에 대한 음모론이 돌았던 게
이 아반떼 HD로부터 시작되었단 사실은
많은 분들이 전혀 모르셨을 겁니다.
제일 많이 돌은 음모론은
‘현대가 차를 바꾸게 하기 위해 모든 부품의
내구연한을 5년으로 설정했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내용은 이랬습니다.
“현대가 이번 아반떼에 아주 싼 부품들을 써서
원가절감을 했고 아반떼를 사면 5년 만에 차가
고장나서 차를 바꿔야 할 수 밖에 없다”
사실 말도 안 되고 터무늬없는 소리였지만
이게 꽤 신빙성을 얻은 것인지 이후에 계속
논란에 논란을 물고 결국 내수차별 논란을
본격적으로 점화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실 내수차별, 역차별 논란은 이전부터 꾸준히
재기되어왔던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내수차별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수출된 차를 수입해오는 역수입이 한창 성행했었죠.
특히 NF쏘나타, 그랜져TG, 제네시스BH, 베라쿠르즈
등 2000년 중반에 생산된 모델에 한해서 역수입
모델이 상당히 많이 들어왔었습니다.
즉, 아반떼 HD는 현재 많은 소비자들에게 공분을
만드는 온갖 결함과 소비자 기만에 대한 도화선이
되었던 셈인데... 아주 아이러니 하게도.
아반떼HD는 역대급 ‘베스트 셀러’로 등극하게 되죠.
뭔 왈왈거리는 소리냐고요? 진짜에요.
못 믿으시겠다면 당장이라도 집 밖을
나가서 동네 한 바퀴 돌아보세요.
장담하는데 온 동네에 출시 15년이 지나고,
단종된 지 10년도 넘은 이 차가 여러분 동네에
무작정 1대 이상은 있을 겁니다. 정말로요.
이렇게 되면 여러분, 음모론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네요.
부품 내구연한 5년이라는 음모론은 거짓이 되었습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지구 상에 단 한 대도 없어야
하는데 지금 당장 여러분 동네에 1대는 있으니까요.
『LPi 하이브리드?』
2009년, 현대는 아반떼HD를 변형시킨
아반떼LPi 하이브리드를 출시합니다.
이 차는 출시 한다는 소식이 나올 때부터 엄청난
갑론을박을 불러일으키며 네티즌들을 싸우게 만들었죠.
이 당시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생소했던 차임과
동시에 우리나라엔 ‘도요타 프리우스’ 만이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알려져있던 때였습니다.
도요타 프리우스는 휘발유+전기모터를 이용해
구동되는 차량인데 반해 현대는 LPG엔진으로
그걸 구현한다고 하니 사람들이 “힘 없는 LPG
엔진으로 만들면 하이브리드를 타나 마나 아니냐!“
라며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경제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죠
사실 이 논란은 프리우스의 특성이 불을 지핀건데요.
프리우스는 오로지 연비에만 치중한 차량이어서
가솔린+전기모터 조합임에도 불구하고 힘이
그리 좋진 못했습니다.
제 몸 하나 건사할 정도는 되는 수준이긴 했지만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프리우스 빼곤 하이브리드란
개념 자체가 생소했다고 말씀 드렸죠?
네. 사람들은 프리우스가 모든 하이브리드 차를
대변한다고 생각한 겁니다.
LPG엔진은 가솔린엔진보다 힘이 약하다는 인식이
현재보다 훨씬 강했던 이 당시에는 현대가 하고자
하는 일이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었죠.
가솔린 엔진을 넣어도 힘이 안 나오는 판에
지금 LPG 엔진을 넣겠다는 거야? 미쳤어?
이렇게 여론이 형성되어 버린 것이죠.
『최고의 선택』
현대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LPI 하이브리드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확실합니다.
첫째, 2009년의 대한민국 가솔린 하이브리드
시장을 프리우스가 꽉 잡고 있었죠.
첫 하이브리드를 만드는 현대가 10년 넘게 명맥을
이어온 프리우스를 이길 수 있을 리 없었습니다.
둘째, 아반떼HD를 통한 음모론을 비롯해 각종
이슈들로 현대는 내외적으로 욕을 엄청 먹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이브리드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차별화된 무언가가 반드시 필요했죠.
셋째, LPG가 휘발유보다 값싸고 연비가 낮아
휘발유만큼의 연비만 달성해도 성공이었습니다.
이런 게 바로 최초의 특권이라는 거죠.
2009년, 현대가 만들어낸 대한민국 첫 하이브리드.
아반떼LPI 하이브리드 차량을 세상에 내놓으며
본격적인 하이브리드 시장에 첫 발을 내딛습니다.
현대는 첫 하이브리드를 내놓으면서 고급화
전략을 사용합니다. 처음 하이브리드를 접하는 소비자들에게 하이브리드가 뭔지 주저리주저리
설명하기엔 너무 임펙트가 없던 탓이었나 봅니다.
그래서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아반떼HD 와 다르게
버건디 등의 새로운 색을 조합한 인테리어를
선보이며 이 차가 아반떼지만 더 고급스러운 차라는 걸 세상에 내보입니다.
마침 이 때는 지금은 분리된 제네시스 브랜드의
시작인 제네시스BH 가 나와서 한창 시장을 휩쓸고
있을 때였고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제네시스와
비슷한 느낌으로 만들어진 인테리어로 제네시스
주니어처럼 보였죠.
또한 하이브리드 차량에 쏘나타, 그랜져에
들어가는 기술들을 대거 집어넣어서 마치
‘하이브리드=최고급트림’ 처럼 보이게끔 했죠.
[스마크키, 앞/뒤 파워윈도우, 하이패스 일체형 ECM미러, 레인센서 와이퍼, 오토라이트 등]
이 모든 게 하이브리드 라는 신기술이 적용된
자동차를 홍보하기 위한 전략이지 않았나 싶네요.
아반떼LPi 하이브리드는 이러한 전략과 실제
소비자들의 운행 후기들이 긍정적으로 나타나면서
현대의 첫 하이브리드 차량은 성공적인 판매량을 보여줍니다.
(하이브리드에만 적용된 CVT의 내구성 때문에
현대가 한참 고생하기는 했지만요.)
그러나 이후 무슨 이유에선지 두 번째 하이브리드
차량이었던 YF하이브리드에선 가솔린+전기모터
조합의 하이브리드 차로 전향하면서 사실상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는 대한민국 최초의
하이브리드이자 최후의 LPi 하이브리드라는
기가 막힌 타이틀을 달게 되었습니다.
당시 LPi 하이브리드는 지금의 하이브리드와는
다르게 모터만으로 차를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기술이 부족한 게 아니라 구동 방식 자체가
현재의 하이브리드와 다른 것입니다.
일명 마일드 하이브리드라고 불리는 이 방식은
일반 차량처럼 엔진을 계속 구동하면서 전기모터로
출력을 보태주는 방식을 씁니다.
이 방식은 하이브리드 차량의 최대 단점 중 하나인
엔진의 예열 자체가 어려워지는 특성이 없는 대신
전기모터가 독립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일반 자동차와 별반 차이를 못 느낀다는 단점을 지닙니다.
현재는 이 마일드 하이브리드 방식이 다시 주목을
받아 고출력 베터리를 이용한 마일드 하이브리드
방식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지만 언제 이 방식의
하이브리드가 다시 등장할 진 모르겠네요.
『광란의 시대』
2010년은 여러모로 참 재밌는 해였습니다.
현대와 기아가 칼을 아주 제대로 갈아서
차들을 만들기 시작했거든요.
현대는 2010년에 YF 쏘나타를 시장에 투입해서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기에 성공합니다.
지금이야 택시로 흔하디 흔하고, 여기 저기서
툭툭 튀어나오는 차인데다 오래되기까지 해서
그다지 감흥이 안 오실 분들도 계시겠죠.
첫 출시 당시 YF 의 파격적인 행보는 이후
아반떼 신형의 출시와 함께 소비자를
‘폭발’ 시키고야 맙니다.
아반떼MD의 비범한 탄생기의 시작이었죠.
자동차를 좋아해오면서 이토록 미친 듯이
소비자 반응이 불이 붙은 건 처음 경험해봤습니다.
와. 그 때만 해도 MD의 디자인은 말이 안 나올
정도로 너무 멋있어서 시선을 사로잡았죠.
모든 준중형 소비자들을 자신의 고객으로 줄
세워 놓을 정도로 정말 대박이었습니다.
출시된 해에 아반떼MD 는 날개돋힌 듯이 팔렸는데
과장 좀 보태서 ‘어머! 이건 꼭 사야해!’ 라는 드립도
쳐도 될 정도로 20-30대에게 엄청난 인기를 끕니다.
엔진: 현대 감마GDI, 누우엔진, U엔진
배기량: 1,591/1,999/1.582(cc)
출력: 140/175/128(마력)
전장/전고/전폭/축거:
4,550(+45)/1,435(-45)/1,775(=)/2,700(+50)
중량: 1210~1335kg
전/후륜 서스펜션: 멕퍼슨 스트럿/ 토션빔
전/후륜 브레이크: V디스크/ 디스크
변속기: 수동6단, 자동6단
(출처: 나무위키)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차량의 디자인이죠.
2010년에 들어서며 현대차의 디자인은 아주
시장판도를 갈아엎듯 엄청난 수준으로 변합니다.
사실 이전까지도 현대차의 디자인은 혁신을
거듭해 왔다고 볼 수 있지만 사실 틀을
깨부술 정도의 변화가 있지는 않았었죠.
그러나 이들이 틀을 깨부수는 시도
‘플루이딕 스컬프쳐’ 를 통해서 디자인에
확고한 신념을 넣었습니다.
사실 해외매체에서 한국차가 조금씩 조명을 받기
시작한 것도 이 때 이후이니 신념을 갈아넣은
디자인 전략은 잘 먹혀 들어갔다 볼 수 있습니다.
현대는 말하길 “지금껏 만들었던 차들과 다르게 이번엔 세련된 유럽형 자동차로 디자인하겠다” 라고 당당하게 자신들의 포부를 외쳤었습니다.
그 증거로 이 때 차는 차의 앞부분, 본넷이라
부르는 부분이 유난히 짧아 보이는 특징을 가졌죠.
우리나라는 그간 일본식 디자인을 따랐기 때문에
본넷이 길고 트렁크에 일부 공간을 할당하는
방식을 고수해왔었는데 이 때 그 디자인 공식을
깨뜨린 겁니다.
변화는 디자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성능 또한 이전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며 변화했죠.
가장 눈에 띄는 건 6단 자동변속기를 기본적용시킨 것.
이전까지만 해도 쏘나타에도 4단 자동 넣던 현대가
아반떼에게까지 6단 자동 변속기를 넣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것입니다.
변속기 자체의 성능도 상당히 준수했는데 이 6단
자동변속기 자체가 현대파워텍이 제작한 국산
변속기였습니다. 이전에도 국산 변속기를 차용한 차량이 있긴 했으나 그 때 변속기의 성능은....... 그다지 좋지 않았거든요.
해당 차량은 NF쏘나타의 최고급형, V6 3.3
트림의 차량이며 5단 자동변속기가 사용됐습니다.
이 당시 5단 자동변속기가 현대파워텍이 제작한
변속기였는데 변속속도가 상당히 느리죠.
이게 이 당시 우리나라 차들의 평균 변속속도였습니다.
저걸 보시고 이걸 보면 신세계일 겁니다. 변속되는
속도가 상당히 빨라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변속기의 변속 속도는 변속기 성능을 보는 데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입니다.
이러니 6단 자동변속기를 달고 나온 아반떼MD는
HD와는 현격하게 다른 성능을 내보이며
자신의 아버지를 단번에 똥차로 만들어버리는
비윤리적인 짓을 저지르고 맙니다(?)
변속기만으로 차이를 두는 게 싫었던 것인지
엔진도 조금 손을 봐서 손절을 쳐버리는 데
비약적인 출력향상을 꽤하게 만든 새로운
엔진기술, GDI의 적용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아반떼가 옛날, 4G63 엔진을 쓰던
쏘나타와 동등한 파워(140마력)을 가지게 되었고
현대는 출력을 무기 삼아 모든 차량들에게
“출력이 동급최강!” 이라며 마케팅을 벌이죠.
엔진이 힘이 좋다고 나쁠 건 없잖아요?
보기 좋은 감이 맛도 좋다고, 예쁜데다 전보다
힘도 엄청 좋아졌고, 게다가 지난 아반떼보다도
넓어지기까지 했으니 안 팔릴 수가! 없었겠죠.
게다가 이 엔진에 적용된 GDI 기술은 현대에게
새로운 영역까지 개척시키게 만듭니다.
바로 모터스포츠, 레이스의 영역이죠.
[아반떼MD 원메이크 레이스]
우리나라 원메이크 레이스에 대해
친절하게 정리된 글. 읽어보길 추천한다.
이전까지도 지속적으로 모터스포츠에 도전장을
내밀기는 했었지만 GDI 엔진의 개발 이후로
국내에서도 모터스포츠 홍보에 앞장 서며
모터스포츠에 적극적으로 발을 들여놓습니다.
특히 벨로스터의 참전과 ‘탑기어 코리아’의 방영은
이들의 행보에 더욱 더 힘을 실어주게 됩니다.
바야흐로 2010년대는 모터스포츠가 한동안
우리나라를 뒤흔들게 한 시대가 되었죠.
이렇게 대충 써놔도 엄청 위대한 업적을 이룬듯한
아반떼MD에게 이제부턴 독설을 날릴 시간입니다.
『마케팅의 폐해』
언젠가 광고에 나왔던 YF쏘나타의 201마력이란
수치를 보면서 그 땐 진심으로
“우리나라가 이 정도로 성장했구나!” 라며
순수하게 기뻐했었던 적이 있습니다.
아반떼가 무려 140마력이란 것도 같은 전율을
제게 안겨주었었구요.
현대는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한 강한 출력을
무기로 마케팅을 펼쳤고 사람들은 그것만을
믿고 자신들의 차를 YF쏘나타, 아반떼MD 등
신차로 하나 둘 바꾸기 시작합니다.
근데 우리 소비자들은 전혀 알지 못했죠.
네, 당연히 몰랐을 겁니다.
현대는 GDI 엔진을 신기술로 홍보만 할 줄 알았지
이 엔진이 가지는 특성은 하나도 알려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이죠.
『GDI는 시끄럽다.』
GDI 엔진은 시끄럽습니다.
아니, 가솔린 엔진 아니야? 왜 시끄러워?
또 시끄러울까 시리즈야?
사실 이 주제로 하나 또 쓸까 고민하고 있던
내용이 바로 이 GDI 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GDI는 Gasoline Direct Injection 의 약자이며
한마디로 가솔린을 실린더 안에 대놓고 뿌리는
기술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원래 실린더 안에 연료가 들어가죠.
뭔 개소린가 싶으실 겁니다.
사실 이전까지 엔진들은 MPI 엔진들이었습니다.
Multi Point Injection 이라고 해서 실린더 안에
직접 뿌리는 게 아니라 실린더 바깥에서 공기와
연료를 혼합시켜 실린더 안으로 집어넣었습니다.
이 방식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분사방식으로
가솔린엔진에 정석적인 방법으로 자리잡았죠.
그런데 한 가지. MPI 방식의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MPI 기술로는 엔진의 힘을 더 올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이미 GDI 기술을 사용하고 있던
선진국들에 비해 MPI엔진을 쓰고 있던 우리나라는
경쟁에서 도태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었구요.
현대는 그런 위기감에 GDI 엔진을 개발시킨 게
아닐까 싶은데 문제는 이 GDI 엔진의 분사방식이
디젤 엔진과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디젤엔진은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매우 시끄럽죠.
달달달 거리는덴 도가 튼 엔진입니다.
이 달달달 거리는 소음이 1차적으로는 엔진의
특성차이이지만, 또 한 가지.
디젤엔진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실린더
안에 연료를 직접 뿌리는 ‘CRDi’ 기술이 사용됩니다.
네. 간단히 GDI와 비슷한 개념의 디젤엔진입니다.
CRDi 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보고 싶으면 클릭!
하지만 디젤차는 더 시끄러워지진 않았습니다.
왜였을까요?
디젤차는 가솔린엔진보다 강한 압력으로 연료를
압축시켜야 하는 특성이 있었기에 이전부터도
시끄럽고 엔진 진동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압축정도를 일정 수준에서 제어해야 하는
가솔린 엔진과 가장 큰 차이가 바로 이 점이였죠.
연료를 어디서 뿌리든 평등하게 시끄러운
디젤차에선 이러한 문제점이 전혀
대두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가솔린엔진은 무지무지 조용하죠.
그 조용했던 현대 가솔린차가.... 갑자기,
엄청나게 시끄러워진 겁니다.
1.6GDI 엔진 소음. 아래 내용의 그랜져 HG 소음은
정상적인 엔진소음 영상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 일의 발단은 제 기억상으론 그랜져 HG 의
공회전 동영상이 올라오면서 본격적으로
커졌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본넷을 열고 찍은 동영상에선 타다다다 소리가
엄청나게 컸고 차주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죠.
기껏 돈을 모아 산 신차, 게다가 나름 고급차인
그랜져에서 믿기 힘든 시끄러운 소음이 나니까요.
그런데 이게 쏘나타를 거쳐 아반떼까지 오게
됐는데 아반떼에선 그 소음이 너무 심각한 겁니다.
아반떼MD 로 넘어와선 실내에서도 저 소리가
선명하게 들린다며 난리 아닌 난리가 나게 되고
전국의 아반떼MD 차주들이 분개하는 상황까지
벌어지면서 사태는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사실 이 소음은 엔진의 이상이 아니라 연료를
뿌려주는 ‘인젝터’에서 나는 소음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차에 이상이 생긴 게 아니라
GDI 엔진의 어쩔 수 없는 단점인 것이죠.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단 한 번도 GDI 엔진을
경험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다가!
현대는 차를 팔면서 기본적인 특성에 대해서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그냥 출력만 자랑했죠.
그러니 조용한 가솔린 차 생각하고 샀던 사람들은
모두가 뒷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으로 현대에게
불만을 토로하며 현대를 불신하기 시작합니다.
정말 다행히도 이 사건은 GDI 엔진 특성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하며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시간이 지나며 해프닝은 웃고 넘어갈 수 없는
끔찍한 결과를 불러오고야 맙니다.
그 주역이 바로 명기였던 ‘감마엔진’ 이었죠.
『명기에서 욕받이로』
아반떼MD에는 당연하게 감마GDI 엔진이 들어가
있었는데 이 GDI 엔진은 디젤엔진과 비슷한
분사법을 쓰는 만큼 디젤엔진에서 나타나는
단점이 그대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http://m.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tylee6308&logNo=220956188850
그 중 하나가 바로 ‘연소실 내 카본누적’
사실 뭔 말인지 잘 모르실텐데 간단히 설명하자면
연료 폭발 후 남는 찌꺼기가 엔진 실린더 상단에
덕지덕지 달라붙는 거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디젤엔진에선 하루 이틀 있는 일도 아닌지라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아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가솔린 엔진에선 이런 현상을 겪어본 사람이
드문 게 아니라 그냥 없었습니다.
이 현상은 MPI 엔진에 비해 GDI 엔진에서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특히 감마엔진이
이 부분에서 엄청난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카본 누적의 직접적인 피해를 본 것은 바로
‘인젝터’ 라는 연료분사장치입니다.
인젝터는 연료를 엔진 실린더 내로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데 보통 가솔린 엔진은 이 인젝터
위치가 실린더의 연소실과 거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제껏 카본 누적으로 인한 피해를
직접적으로 받지 않을 수 있었죠.
그러나 GDI 엔진은 디젤차와 마찬가지로 인젝터가
연소실 근처에 위치하여 직접 실린더 내로
분사하는방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연소실 내 카본이 누적되면 인젝터의 분사노즐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구조였던 것립니다.
하지만 아반떼MD를 산 소비자들은 이 사실을 몰랐죠.
[관련기사]
아반떼MD를 구매한 많은 소비자들은 이유도
모른 체로 자신의 자동차가 점차 고장나는 걸
보고만 있어야 했습니다.
‘현대의 GDI 엔진은 쓰레기’ 라는 인식이
이 때부터 소비자들 사이에서 생겨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현대는 독점했다시피 했던 점유율의
상당부분을 수입차에게 뺏겨버리고 맙니다.
http://www.autoherald.co.kr/news/articleView.html?idxno=5761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22430
정말 엄청난 손실이죠.
소비자들이 수입차에 관심을 적극적으로 가지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GDI 사건 이후부터 였습니다.
단순 헤프닝으로 끝나기엔 GDI 엔진 사건은
현대에게 너무나 큰 손실을 안겨주었죠.
(실제로 엔진자체에 문제가 있었었구요.)
현대는 이걸 만회하기 위해 엔진을 다시
MPI 엔진으로 롤백하게 되지만
아반떼에는 해당이 되지 않는 이야기였습니다.
가장 주력모델이었던 중형차만 2,000cc 엔진을
누우MPI 엔진으로 바꾸고 판매를 단행하죠.
아반떼는 2018년에 와서야 MPI 엔진을 싣습니다.
『돌파구: 모터스포츠』
2011년, 현대에게 단비가 내립니다.
바로 XTM에서 한국판 ‘탑기어’ 가 방영을
시작한 것이죠!
탑기어는 영국BBC에서 1989년부터 방영되어
오래전부터 명맥을 이어온 자동차 쇼였습니다.
탑기어에는 3명의 MC가 나와 차에 대해 리뷰를 하고,
자동차로 할 수 있는 기상천외한 첼린지를 하고,
가끔은 화딱지 난다며 런던 시장에게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화끈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었죠.
특히 3MC 의 캐미가 엄청나서 자동차를
모르더라도 배꼽빠질 만큼 웃긴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그 명성이 호주, 독일, 미국 등지까지 뻗어나가
각 나라에 맞춘 탑기어가 탄생하였고
2011년,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탑기어가
상륙하게 된 것입니다.
이 때 자동차 마니아분들, 저를 포함해서 정말
많은 분들이 열렬하게 본방사수했었죠.
그리고 이 프로그램의 흥행이 모터스포츠에
1도 관심없던 국민들의 시선을 돌리게 만들면서
현대가 숟가락을 얹고 자신들의 차로
모터스포츠를 개최하기 시작하게 됩니다.
이 때부터 존재도 몰랐던 모터스포츠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며 지상파 방송에서도
모터스포츠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구요.
SBS에서 방영한 모터스포츠 프로그램.
https://programs.sbs.co.kr/enter/racer/main
현대는 주로 ‘원메이크 레이스’를 개최했습니다.
이전부터도 개최는 해왔지만 XTM 탑기어가
방영되면서 홍보가 되고 레이싱 경기를
많은 곳에서 방영하기 시작한 것이죠.
원메이크 레이스란 아반떼면 아반떼, 딱 1차종에
규칙을 붙여서 경기를 치르는 것인데 이 때 주로
사용되었던 차가 바로
‘아반떼MD’ 와 ‘벨로스터’ 였습니다.
두 대의 차 모두 감마GDI 엔진을 장착했었죠.
현대 입장에선 이전 MPI보다 힘이 더 좋은
GDI 엔진을 버릴 수가 없었을 겁니다.
이 때 모터스포츠의 흥행으로 현대가
홍보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이었죠.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이 때 GDI 엔진을
여론 등의 이유로 포기했다면 엄청난 논란이
될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니까요.
어쨌던 이러한 일로 현대는 감마GDI 엔진을 계속
끌어안고 갔고 이런 호재 때문에 감마GDI 엔진에
대한 인식이 약간이나마 개선 될 수 있었습니다.
하나 곁다리로 이야기를 해드리자면
당시에 워낙 안 팔리던 차종들이 셋 있었는데
그나마 잘 팔리는 ‘벨로스터’,
왜 안팔리는 지 모르겠는 ‘i30’
그리고 한숨 나오게 안팔리는 ‘i40’
이 세 차종을 현대는 PYL 이란 브랜드로 묶어서
프리미엄 차종으로 판매를 때려버립니다.
i40를 제외한 두 대는 감마GDI 가 들어갔구요.
네. 결과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감히 예상하건데
여러분은 PYL 이란 브랜드를 처음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 만큼 처참하게 망했습니다.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2539385&memberNo=1047921
사실상 감마GDI 엔진을 먹여 살린 건 더럽게
욕만 처먹었던 아반떼MD 였던 샘입니다.
『이 외에도』
아반떼MD는 단순히 엔진 뿐만이 아닌 차량의
기본기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욕을 먹었습니다.
가뜩이나 아반떼MD는 ‘피쉬테일’ 이라는 현상을
부각시키며 고속도로에서 산산조각나는 모습이
뉴스에서 엄청나게 전파를 타게 되면서
이러한 인식이 또 퍼지게 된 것이죠.
피쉬테일은 차가 마치 물고기가 헤엄치는 듯이
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뒤 쪽에 하중을 잃어 차 뒤쪽에 제어력을 완전히
잃게되는 상황을 말하는 데 보통 이 경우 차는
고속으로 달리고 있으므로 운전자가 핸들로 제어하려는
순간 차는 저항하지 못하고 틀어진 방향으로 거세게
돌아가 대참사를 유발하게 되는 현상입니다.
이 현상은 어느 차에서나 다 있을 수 있는데
유독 아반떼MD에서 이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 바람에
아반떼MD 의 기본기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죠.
이 때 이후 아반떼HD가 명차로 재평가됩니다.
적어도 아반떼HD는 음모론은 있었을지언정
직접적으로 언급된 문제는 크게 없었거든요.
사정이 이렇다보니 현대에게 아반떼MD 는
아픈 손가락이 되어버렸고 그렇다고 잘라버릴 순
없으니 현대는 결국 생각을 고쳐먹습니다.
“하... 두고봐라. 이번엔 진짜 제대로 만든다.”
그렇게 아반떼MD를 개선한 더 뉴 아반떼를 내놓지만
여론은 크게 바뀌지는 않았고 이후 칼을 갈아
출시한 게 바로 아반떼AD 입니다.
다음편에 설명드릴게요. 너무 길어졌습니다.
걱정한대로 HD와 MD만 가지고 1편을
채우고야 말았습니다.
HD도 할 얘기가 많지만 MD도 정말 할 얘기가
차고도 넘치는 차입니다. 대충 생각나는 걸
추려서 말씀드린 게 이 정도네요 -_-;;;
사실 아반떼AD는 찌리리공 에디션 빼곤 크게
할 만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왜냐, 워낙 잘 만들어진 차였기 때문이죠.
그러니 좀 더 진득하게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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