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망둥어란 소리 듣는 차가
있단 걸 아시나요?
이번 쏘나타는 메기라 불렸고
저번 아반떼는 삼각떼란 별명과 함께
찌리리공 에디션이란 오명이 붙었죠.
그럼 망둥어는 누구냐구요?
바로 스포티지입니다.
눈뽕의 대명사로도 불리며 디자인이
나오자마자 호불호와 함께 망둥어 닮았단
소리가 들렸었던 그 때가 기억납니다.
그런데 사실 이 망둥어 타이틀이 다른 차에도
붙었단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왕년에 망둥어, 아반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반떼는 우리나라의 준중형 세단 역사에
빠져서는 안 될 자동차입니다.
아반떼의 전신인 ‘엘란트라’ 로부터 시작된
아반떼의 역사는 30년이 벌써 지나고 있죠
어쩌면 이 글을 접하는 어떤 누구보다
나이가 많을 수도 있는 아반떼.
오늘은 아반떼에 대한 썰을 풀도록 합시다.
『아반떼의 조상님』
아반떼의 전신은 엘란트라입니다.
실제로 수출차량은 ‘엘란트라’ 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게 그 증거이기도 하죠.
당시 엘란트라는 ‘고성능 세단’ 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왔는데 현대에선 이 녀석을 알리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맙니다.
고성능 타이틀을 강조하기 위해 무려
‘포르쉐’를 끌여들인 겁니다.
엘란트라가 출시된 90년에 포르쉐의
명성은 가히 페라리에 버금갔습니다.
지금처럼 ‘싸게 살 수 있는 슈퍼카’ 로
접근할만한 차는 아니었다는 겁니다.
포르쉐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냅두고
어쨌던 이 광고는 잘 먹혀 들어간건지
나름 엘란트라가 잘 되기는 했지만...
나중에 후손들에게 이런 조롱을 듣게 됩니다.
『난 1단이야!』
사실 포르쉐는 엄지손가락을 ‘정말 최고다!’
라는 표현을 한 게 아니라
“야. 난 1단이야.”
라는 의미로 사실 엘란트라가
농락당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후손들에 의한 재해석이기에
실제로 그랬는진 알 길이 없습니다만.
엘란트라의 제원
엔진: 미즈비씨 4G15/61/67 오리온 엔진
배기량: 1,468/1,595/1,836(cc)
출력: 90/126/135(마력)
전장/전고/전폭/축거: 4,375/1,395/1,675/2,500
공차중량: 1,025-1,169kg
전륜서스펜션: 멕퍼슨 스트럿
후륜서스펜션: 토션빔
전/후륜 브레이크: V 디스크/드럼, 디스크
변속기: 수동 5단, 자동 4단
(출처: 나무위키)
엘란트라는 고성능 세단이라는 타이틀 답게
실제 성능이 아주 우수했었습니다.
당시 미즈비씨와 제휴를 맺고 있었던 현대는
미즈비씨의 오리온 엔진을 들여와 엘란트라에
얹게 되는데 이 오리온 엔진은 당시 일본의
자동차 트렌드를 그대로 담은 엔진이었죠.
✍깨알지식(접는 글)
엘란트라가 생산된 90년대는 일본의 버블경제가
한창 일본 전역을 들썩이던 시기였습니다.
소설의 다섯 단계로 예를 들자면 4단계인
‘절정’에 다다른 시기라고나 할까요?
당시 일본은 버블경제로 인해 뭘 해도
잘되는 시기였던 지라 자동차 기술에도
어마무시한 자금을 투자하면서
자국 자동차 기술을 부흥시킵니다.
이는 70년대 후반에 태동되어서
90년대에 꽃을 피우게 되죠.
일본의 엔진 기술은 1,600cc부터
3,200cc 에 이르는 준중형부터
준대형을 아우르는 엔진에 대해
특화되어 있었으며 특히
내구성에 특화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일본 자동차 기업과 제휴를 맺고
있었던 것도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
라는 것도 있지만 이러한 배경 때문에
더욱 매력적인 협력상대가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당시 일본의 엔진들은 작은 배기량으로
높은 출력을 내는데 특화되어 있었으며
그 특징으로 보통 가솔린 엔진 차량들의
최대 회전수인 6,000RPM을 넘어
7,000RPM 이상까지 회전할 수 있었던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엘란트라가 고성능이라고 하는 것도
마냥 허풍은 아니었던 거죠.
엘란트라 고성능 트림이라 칭송받는
1600cc 모델은 126마력의 파워를 냈는데
현재 아반떼에 들어가는 1600cc 엔진이
123마력을 내니까 어느 정도인지
실감이 되시죠?
『엘란트라의 성공』
엘란트라의 성공을 이끈 주역은
1,500cc 모델이였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때 까지만 해도
그다지 고성능 차엔 관심이 없었습니다.
자동차가 준중형이든 준대형이든
배기량이 작으면 더 경제적이라는 생각에
작은 엔진이 장착된 모델을 찾아 사던 시기였죠.
그래서 엘란트라의 판매량의 대다수가 1,500cc
모델이었고 차가 잘 나간다는 기준도
1,500cc 모델 기준으로 나온 이야기라고 봅니다.
그래서 1,600cc 모델은 그보다 더 잘 달리는데다
미즈비씨가 만든 레이스용 엔진이기도 하다보니
현재 올드카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전설의 포켓몬 취급을 받는 차량으로 등극합니다.
어쨌던 엘란트라의 성공으로 중형차보다
약간 작은 준중형차라는 개념이 생겨났고,
엘란트라의 동생이 될 아반떼가
준중형차의 개념을 확립시키게 됩니다.
『J2 아반떼, 새로운 페러다임을 만들다.』
1995년, J2 아반떼가 탄생합니다.
이 때 현대의 유선형 디자인이 절정을 맞이하는데
이 당시 아반떼의 디자인은 마치 미켈란젤로가
현대차에 들어가 만든 것 같은 충격을 준 차였죠.
쏘나타2로부터 시작된 새로운 패러다임은 이윽고
실내에서도 확연히 나타나게 되는데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 세대인 엘란트라와는
정말 확연할 정도로 둥글둥글한 디자인이
많이 쓰였죠.
이름을 예쁜 ‘아반떼’ 로 바꾸고
엔진 라인업도 완전히 바뀌었는데
이 때부터 아반떼엔 현대가 독자개발한
엔진이 들어가게 됩니다.
J2 아반떼의 제원
엔진: 현대 1.5 알파엔진, 1.8 베타엔진
배기량: 1,495/1,795(cc)
출력: 107/138(마력)
전장/전고/전폭/축거:
4,450(+75)/1,395(+0)/1,735(+60)/2,550(+50)
공차중량: 1,144-1,189kg
전륜서스펜션: 멕퍼슨 스트럿
후륜서스펜션: 듀얼링크 멕퍼슨 스트럿
전/후륜 브레이크: V 디스크/드럼, 디스크
변속기: 수동 5단, 자동 4단
(출처: 나무위키)
알파엔진은 초기형 스쿠프에
(우리나라 최초의 스포츠카이자 세계
에서 가장 느린 스포츠카로 등제됨...)
최초로 얹혔으며 베타엔진은
현대가 막 개발하여 쏘나타2부터
적용시키던 엔진이었습니다.
현대가 독자적으로 만든 작품들로
이루어진 엔진만 실린 최초의 차량이었죠.
J2 아반떼는 현대의 독자기술을 성공적으로
데뷔시키며 많은 사람들의 발이 되어주었습니다.
한상기 기장님의 내 차 리뷰. 최근까지도 타시다 현재는 싼타페CM 으로 기변하셨다.
지금이야 촌티가 나는 걸 어찌 할 순 없지만
그럼에도 차가 이쁘다는 생각이 들죠?
사실 아직도 이 차를 끌고 다니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 참 존경스러울 따름입니다.
올드한 국산차를 좋아하는 저로선 반가울 뿐이죠.
올드카 시장이 아직 발달되지 않은데다가
부품수급조차 쉽지 않기 때문에 더욱 더
반가울 수밖에 없는 듯 합니다.
『양카들의 시절,
나름 한 몫 챙겼던 차』
아반떼 J2는 순정상태(출고 그대로를
유지함)의 차량도 많았지만 의외로
튜닝된 차들도 많았던 차량 중 하나입니다.
예쁜 디자인도 한 몫 했겠지만 개인적으론
베타엔진 때문이 아니였나 생각하네요.
베타엔진이 누구냐구요?
튜닝계에선 꽤 유명인사이자 아직도
현대의 명기로 불리울 만큼 강력한
내구성을 자랑하는 엔진입니다.
우리나라 독자엔진 중엔 최초로 600마력까지
버텨내던 괴물 같은 엔진이었으니 말 다했죠.
인터넷에는 베타엔진 튜닝 내역을
공유하는 동호회 글도 심심찮게
발견될 정도였습니다.
그렇다보니 아반떼 J2는 2000년대 초중반까지
튜닝카가 꽤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J2 아반떼라는 차는 현대에게
아주 보배같은 존재가 아니였을까요.
이 녀석의 성공이 없었으면 현대라는
자동차회사 자체가 무너졌을 지도 모르죠.
어쩌면 J2 아반떼의 성공이 진정한
자수성가의 성공스토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역작의 몰락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1998년 아반떼의 디자인이 수정되어
더욱 강렬한 인상의 아반떼가 탄생합니다.
개인적으론 이 디자인을 더 좋아했었는데
아주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차였거든요.
사실 현대에서 생산한 자동차 중 이 차 만큼
인상이 강했던 차가 당시엔 없었습니다.
이 당시 현대의 디자인 모토 자체가
마치 웃는 모습을 표현한 것 같은
디자인을 채택했었기 때문이었죠.
뉴 그랜져 (1992년-1998년)
뉴 포터(1993년-1997년)
엑센트(1994년-1999년)
디자인의 패러다임이 강렬한 인상을
내비치는 쪽으로 바뀌어가면서 나온 녀석이
바로 이 올 뉴 아반떼입니다.
네, 지금 나오는 아반떼도
올 뉴 아반떼라는 이름으로 나오죠.
하지만 현대에서는 이 차가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라서 그런지 아예 자사 홈페이지
전시관엔 싣지도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게....
어떻게 보면 현대의 흑역사였거든요.
『연비의 향상은
오래 전부터 과제였다.』
고유가 시대.
90년대까지만 해도 유가가 아주 비싸던 시절은
아니었습니다만 전세계적으로는 점점
연비향상이 과제로 자리잡아가던 시기였습니다.
현대 역시도 이에 발맞추어 엔진에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는데요.
그 이름도 바로 ‘린번 엔진’
풀어서 말하면 희박연소 엔진입니다.
“린번이 뭔데요?”
이 글이 올라오기 바로 전에 쓴
‘큰 차와 높은 차는 왜 시끄러울까?’
를 보시면 가솔린과 디젤 엔진의
구동 방식을 짧게나마 서술해놓았는데요.
간단히 정리하자면 엔진은 실린더라는
밀폐된 원통에 연료와 공기를 혼합시켜 넣고
실린더의 아랫부분인 피스톤을 위 아래로
움직여 연료와 공기의 혼합기를
압축->폭발시켜 동력을 얻습니다.
여기서 린번 기술은 혼합기에서 공기의
비율을 월등히 높여서 실린더 안에
넣는 방법으로 연료의 양을 조절했습니다.
혼합기에서 연료의 비중을 줄이는 만큼
연료의 소비량은 줄고 연비는 향상된다는
꽤 이상적인 기술의 엔진이었습니다.
하지만 괜히 흑역사란 얘길 꺼낸 게 아니겠죠?
『2% 부족해』
린번엔진은 정말 완벽했습니다.
이 엔진은 곧 고유가 시대에 구세주가
될 지도 모르는 획기적인 엔진이었죠.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지만요.
린번엔진은 아반떼 말고도 몇몇 차종에
적용 되었었는데 이 엔진에 가장 피해를
받은 차가 바로 올 뉴 아반떼 였습니다.
올 뉴 아반떼는 사람들에게
“차가 왜 이렇게 힘이 없어?”
라는 말을 듣기 일쑤였다고 합니다.
린번엔진은 연료를 아끼기 위해 혼합기에서
연료의 비중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굳이 힘이 필요하지 않을 땐 연료의 비중을
최대한 줄여 연료의 소모를 막고
힘이 필요할 땐 반대로 연료의 비중을
적정수치까지 올려서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죠.
그런데 현대의 ‘린번엔진’ 은
달려야 할 때 조차 연료소모를 최소화 하려고
계속 연료분사를 아끼다보니 엔진이
제 성능을 내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이로 인해 운전자들은 기대 이하의 출력에
실망을 하게 된 것이지요.
나름 진보된 기술의 결정체라는 것이
이렇게 뒷통수를 쳐버리니........
사람들이 외면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되버리고 만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전작인 J2 아반떼가
이 올 뉴 아반떼보다 거리에서 흔하게 보였고
나중이 돼서는 아예 언급조차 안 되는
비운의 자동차가 된 것입니다.
Q.아반떼만 그랬나요? 다른 차들도 같은
린번엔진을 쓴 차가 있었다면서요?
A. 그 차들은 아반떼보다
급이 낮은 소형차들이었습니다.
힘이 없다는 얘기가 아주 없던 것은
아닌데 그 차들(엑센트, 베르나)에
비하면 아반떼가 현격하게 덩치가
크다보니 부각이 된 셈이죠.
*깊게 파고들면 린번엔진은 단순히
연료의 비중만 조절하는 엔진이 아닙니다.
연료의 비중만 조절하게 되면
엔진에 치명적인 노킹이란 현상이
발생되기 때문에 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추가적인 기술이 적용되었던
하이테크의 결정체였죠.
사실 린번 엔진을 흑역사로
치부하기엔 자동차 발전사에
큰 의의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진지하게 받아들이시진
않으시길 바랍니다 ^^;;
『아반떼가 시도했던
웨건 시장의 확대』
J2 아반떼에게 의의를 붙이자면 아반떼의
웨건 모델인 아반떼 투어링을 시도했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전부터 웨건 모델은 존재해왔었고
우리나라 웨건 시장에서 제일 인기가
많았던 차는 바로 기아 프라이드였습니다.
그러나 프라이드는 애초에 해치백 형태의
차였기에 웨건 모델은 차체를 키운
모델일 뿐이라는 한계가 있었고 세단에서
파생된 웨건은 모델이 아예 없는 상황이었죠.
아반떼는 세단에서 파생된 웨건 모델을
최초로 내놓은 차량이었습니다.
(진짜 원조는 포니 웨건이다! -_-)
웨건 모델의 장점은 트렁크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가족끼리 캠핑을 갈 때, 소규모로
이사를 할 때에는 정말 좋은 차량이었죠.
이런 웨건모델 이외에 이런 걸 할 수 있는 건
당시엔 승합차나 트럭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승합차나 트럭이나 둘 다 3000cc 급
고배기량을 자랑하는 엔진을 쓰던 시기였고
승합차 같은 경우는 당시 대부분이 수동이었기
때문에 오토에만 익숙한 몇몇 운전자들은
아예 몰 수가 없다는 문제점이 있었거든요.
그렇기에 정말 잘 팔릴 것 같이
보였겠지만 실상은 시궁창이였죠.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아반떼 투어링의 성적은 처참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웨건모델임에도요.
기아 크래도스2의 웨건모델이자 유일한
경쟁상대였던 ‘파크타운’ 은 출시와 함께
멸종의 위기를 겪은 전 세계적으로도
몇 안 되는 안습한 차였습니다...... ㅠㅠ
이제는 폐차장을 가도 부품이 없어서 사고 나면
폐차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오죽하면 이전 세대의 J1 엘란트라
극초기형 차량이 더 눈에 잘 띌 정도니까요.
몇 년 전에 풍문으로 듣기론 아반떼 투어링의
잔존개채수가 30대 남짓이라고 하더군요.
이것도 몇 년 전 얘기입니다. 지금은...
멸종했을 지도 모릅니다.
『스테디셀러의 명맥을
잇는 아반떼XD』
XD, XG 등의 이름이 어느 순간 분유의 고급형에
쓰이게 된 게 아마 현대자동차의 네이밍
때문이 아닐까라는 말을 조심스래
내뱉어보며 3번째 아반떼입니다.
『밀레니엄과 혁신』
2000년에 들어서 출시된 아반떼XD에는
이전과는 다른 디자인 요소들이
많이 차용되었습니다.
처음 이 녀석을 봤을 때 저는 이 생각을 했습니다.
‘아반떼가 뚱뚱해졌다!’
지금 시점에서는 뭔 소리냐 싶겠지만
2000년에는 상황이 많이 달랐습니다.
아반떼XD의 제원
엔진: 현대 1.5 알파엔진, 2.0 베타엔진
→ 1.5 알파엔진 삭제, 1.6알파엔진, 1.5 디젤엔진(U) 추가
배기량: 1,495/1,975(cc) → 1,599/1,975/1,493(cc)
출력: 102/143(마력) → 110/143/104(마력)
전장/전고/전폭/축거:
4,510(+60)/1,425(+30)/1,720(-15)/2,610(+60)
공차중량: 1,167-1,275kg
전륜서스펜션: 멕퍼슨 스트럿
후륜서스펜션: 듀얼링크 멕퍼슨 스트럿
전/후륜 브레이크: V 디스크/드럼, 디스크
변속기: 수동 5단, 자동 4단
(출처: 나무위키)
사실 사진상으론 크게 덩치가 커졌다는 게
부각되지는 않습니다만 실제로 높이가
30mm 높아지면서 미묘하게 커보였습니다.
게다가 이전과는 전혀 비교도 안될 만큼
차량의 인테리어도 세련된 모습을 갖고 있었죠.
계기판부터 살펴봅시다.
2000년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자동차들엔
저런 계기판을 가진 차량이 없었습니다.
[EF쏘나타 계기판]
가장 양 측면에 조그마한 수온계, 기름게이지
그 옆으로 타코메터(RPM게이지)와 속도계
중간 빈 공간에 오토메틱의 기어 위치를
알려주는 표시등이 자리했습니다.
(수동일 경우 저 공간이 공란이었습니다.)
경쟁상대였던 기아 크레도스2
역시도 마찬가지였고
지금은 생소할 대우(현 쉐보레)의
중형차 레간자 역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또한 트립컴퓨터라는 녀석이
아반떼XD를 통해 대중화 되게 됩니다.
트립컴퓨터란 주행거리를 디지털로 알려주는
장치로 이 당시엔 에쿠스, 그랜져XG 등
고급 차종에만 쓰이던 고급 옵션이었습니다.
2000년에 와서 이 트립컴퓨터가 대중화 되면서
90년대까지 존재했던 아날로그 주행기록계가
사실상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대쉬보드는 확연하게 세련되어져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저는 저 삼각호 모양을 이룬 에어밴트가
그렇게 마음에 들더군요.
유선형을 탈피하고 직선을 가미한
대쉬보드의 구성이 굉장히
세련되게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아반떼XD에는 준중형에선 절대
누릴 수 없던 풀오토 에어컨이 옵션으로
제공되었었는데 이게 정말 혁신적이었습니다.
(아... 벤츠, BMW, 아우디는 뺍시다.)
풀오토 에어컨이란 지금 나오는 차량들에
달려있는 에어컨 공조 스위치를 얘기합니다.
지금은 옵션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
없는 차를 보는 것이 더 힘들어졌지만
당시엔 그랜져나 되야 적용되던 고급 옵션이었죠.
(그마저도 수동모델은 적용 안되었었고......)
그걸 아반떼XD에 넣음으로 인해 풀오토에어컨이란
기능 자체가 대중화가 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아반떼 레이싱』
이전의 J2 아반떼가 웨건을 시도했다면
아반떼XD는 해치백을 시도했습니다.
사실 당시 준중형차고, 소형차고 불문하고
해치백을 만드는 시도는 많았습니다.
대우의 동급차량 누비라도
해치백인 D5 모델이.
기아에는 소형차인 리오에
리오 RX-V 라는 해치백이 있었죠.
사실상 웨건에 가까운 모델이지만
해치백 모델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아반떼는 해치백 모델을 넘어
새로운 모델을 하나 출시하는 데
그게 바로 ‘아반떼 레이싱’ 이었습니다.
마치 J2 아반떼가 튜닝된 걸 많이
봐왔단 듯이 대놓고 ‘레이싱’ 이라
이름 붙이며 등장한 녀석이었죠.
그러니까 튜닝 하고 다녀라, 이겁니다.
그래서 엔진도 찐 명기인 2.0 베타엔진을
박아놨고 기어셋팅도 숏기어로 짧게
조율해서 제법 잘 달렸다고는 합니다.
(아반떼 스포츠 같은 성능을 기대하면 매우 곤란합니다.)
문제는 이 아반떼XD 레이싱 모델이 최상급 모델
이었던지라 진입장벽이 너무 높았다는 것입니다.
사는 사람이 있었던 건 분명하지만
잘 팔리지 않아 현재는 희소한 모델이 되었습니다.
아반떼AD로부터 시작된
아반떼 스포츠 모델의 뿌리는
사실상 아반떼XD 로부터 시작된 것이죠.
『혁신을 담아서
뉴 아반떼XD』
아반떼XD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뉴 아반떼XD 는
보다 더 재밌는 것들이 시도되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건 최하위 옵션 모델을 제외한
전 트림 ABS 기본 장착이라는 부분인데
여기에서 설명을 좀 하고 넘어가죠.
ABS는 Anti-lock Brake System 입니다.
브레이크 밟을 때 보조해주는 장치인데
브레이크를 더 세게 밟아주는 것이 아닌
브레이크를 세게 밟았을 때 바퀴가 잠겨
회전을 멈추는 현상을 방지해주는 장치죠.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용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일부러 페달을 일정 주기로 타타닥!
밀어내어 브레이크를 끊어서 밟게 돕습니다.
그럼으로서 자동차는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을 때 타이어가 잠겨 핸들을 조작해도
차가 꺾이지 않고 큰 사고로 이어지는 걸
방지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죠.
m.blog.naver.com/pst8627/221685444509
www.s-oil7.com/knowledge/expert/view.jsp?seq=167
이 ABS는 1978년부터 존재했었고 우리나라에도
80년대부터 장착된 차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90년대를 넘어 2000년에까지 와서도
ABS가 없는 차들이 수두룩 했죠.
이게 얼마나 귀했으면 ABS 달려있으면
ABS 달려있다고 광고까지 하더라니까요?!
(특히 승합차! 뒷유리에 ABS 라고 자랑스럽게
써놓고 다니던거 기억하냐?)
그 이유가 무엇이냐.
80년대 당시 ABS는 최신기술이었습니다.
자동차에 적용하기엔 너무 비싼 기술이었기에
일부 고급차량에만 적용되었습니다.
90년대 역시도 같은 이유로 그랜져나 쏘나타 최상급 트림에만 적용되었구요.(쏘나타1 한정)
(참고로 쏘나타는 90년대 지금의 그랜져 포지션
이었습니다. 지금처럼 택시모델로 보편화된 건
쏘나타2의 출시 이후였구요. )
참고기사 클릭
또한 승용차량에 디젤엔진을 얹은 국내
최초의 준중형 차량이기도 했습니다.
* 중형차인 쏘나타가 99년부터 ABS를
넣기 시작했지만 뉴 아반떼XD처럼
기본 옵션은 아니었습니다.
(중간 트림이상 가야했습니다.)
뉴프라이드에 관한 짧은 고찰
뉴 프라이드가 디젤 세단의 대명사가
되었던 것은 마케팅 덕분입니다.
디젤 엔진을 품은 경제적인 승용차라는
마케팅이 제대로 먹혀 지금도
뉴 프라이드 매물들은 디젤이
‘압도적’으로 많죠.
저도 어릴 때 뉴 프라이드를 접해서
당연히 뉴 프라이드가 디젤 세단의
시초 인 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나중에 올드카에 관심을
갖게 돼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1980년대에 이미 최초의 디젤 세단이
있었다는 것을.......
[로얄xq 디젤]
www.etoday.co.kr/news/view/892689
디젤 승용에 대한 자세한 역사도 다룬 글이다.
『그건 그렇고.
어쩔꺼니, 그 놈의 부식』
아반떼XD는 정말 다~ 좋았지만
문제가 시간이 흐르면서 드러나게 됩니다.
종잡을 수 없이 퍼지는 하체부식.
그 중에서도 뒷 타이어가 있는 휀다,
휠 하우스 부근에 집중적으로
부식이 발생하여 차체를
갉아먹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요즘처럼 어떤 차에서 결함이 터졌어,
정도는 애교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부식이 잦은 편입니다.
비단 아반떼XD 만의 현상은 아니고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생산됐던
현대 전차종에서 평등하게 일어나는
현상이라 이 때 차를 대충 만들었다는
말밖엔 할 말이 없어지네요. 어휴.....
하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차가 몰려있는 시기에
이런 하체부식 대량발생이 일어나니
아주 짜증나기 그지없네요 –0-;;;
어쨌던 만약이라도 아반떼XD를 구입할 의사가
있을 수 있는 분들은 차량이 얼마나 부식되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사실 부식이 빼꼼 얼굴만 내밀고 있어도
애정 주지 말고 아이 운전 교육용도로만
쓰고 쓸 일이 사라지면 폐차하세요.
『아반떼 XD는
여러모로 우리나라
준중형 세단에 많은
기준을 세워준 모델이다.』
아반떼XD 는 우리나라 준중형 자동차들에게
‘이 정돈 해야 해!’ 라고 선포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많은 부분들을 최초로 시도했고
그 덕분에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기아의 경쟁세단이었던 세파아가 두번째 모델을
마지막으로 사라진 것과는 대조되는 부분이죠.
(이후 2003년에 아반떼XD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세라토가 출시됩니다.)
마지막에 불평을 토했지만 한 획을 그었던
차량임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준중형 부문에선 이미 이미지가 확실했지만
그럼에도 발전을 위해 많은 시도를 했고
그것이 지금의 아반떼를 존재하게 한 것이니까요.
아반떼에 대한 이야기는 2편에 계속 됩니다.
스포 좀 하자면 망둥어란 소리 듣던 모델은
4세대인 아반떼HD 인데 이 녀석부터는
할 얘기도 굉장히 많아집니다.
솔직히 얘랑 MD만 해도
이 분량 다 채울 것 같아서 무섭네요.
2000년대 중반은 자동차 산업계에선
격동의 시기였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선 현대와 기아가
자신의 색깔을 찾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이전 보다 더 많이 하던 시기였거든요.
그럼 2편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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